풀꽃이야기 119 / 양하 아내는 이른 아침부터 들뜬 목소리로 닥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더 늦으면 안 되니 아들 데리고 어머니 집으로 가서 양하를 뜯어오세요. 처음에는 사정하는 듯 하더니 나중에는 목소리가 협박조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식명칭은 양하, 제주도 말로는 양애 혹은 양회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 풀꽃이야기 2011.10.03
풀꽃이야기 118 / 배초향 방아 혹은 방아잎이라고 했지요. 정식명칭은 배초향이라고 하네요. 어머니의 텃밭이 그립습니다. 늦가을 벼 타작까지 끝낸 후에는 질퍽한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와서 추어탕을 끓였지요. 텃밭에서 방아잎을 한 줌 뜯어와서 뭉텅뭉텅 썰어넣으면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졌지요. 이웃 마을 유.. 풀꽃이야기 2011.10.03
풀꽃이야기 117 / 털이슬 쥐털이슬 등산로변에 쪼그려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낏흘낏 쳐다보게 됩니다. '무슨 꽃을 찍으시는가요?' 호기심을 갖고 물어오는 분이 있으면 굽혔던 허리를 펴고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해 주게 됩니다. 그런데 가끔씩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도 있지요. 아저씨, 지금 무얼 찍고 있는가요? 꽃이 너무 .. 풀꽃이야기 2011.09.27
풀꽃이야기 116 / 가시엉겅퀴, 바늘엉겅퀴 들과 산에서 수없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참으로 많은 꽃들 중에서 참 묘한 매력을 가진 것들도 있습니다. 엉겅퀴, 흔하고 흔할뿐만 아니라 곁에 가기만 하면 콕콕 쏘는 가시가 있어 애써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겠지요. 곁에 가면 찔릴 것 같고, 아플 것 같고, 그래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도 먼 당신.. 풀꽃이야기 2011.09.17
풀꽃이야기 115 / 짚신풀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제법 빗줄기가 강해집니다. 비를 좋아하시나요? 비오는 날은 어때요? 눈을 반짝이며 물어오는 그네 앞에서 답이 궁해졌습니다. 그네가 무슨 뜻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지는 알 것 같지만, 속으로는 '참, 젊은 사람이 철이 없기는.....' 젊었던 시절에.. 풀꽃이야기 2011.09.10
풀꽃이야기 114/ 창질경이 질경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토종 질경이도 있지만, 바닷가의 갯질경이, 물가의 물질경이가 있고요, 그 외에도 개질경이, 털질경이도 있고, 국제화시대를 맞이해서 출신성분도 모호한 이런 저런 질경이들도 출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유럽 원산으로 귀화식물인 창질경이를 소개하려.. 풀꽃이야기 2011.09.03
풀꽃이야기 113 / 질경이 질경이꽃을 아시나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고도 가까운 풀꽃, 민족의 애환과 함께 살아왔으며, 민초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식물입니다. 풀들이 무성한 곳보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밟고 지나가는 곳, 심지어는 수레바퀴가 짓밟고 지나가는 곳에서 더 끈질긴 생명으로 자라기 때문에 차전초라 부.. 풀꽃이야기 2011.09.03
풀꽃이야기 112 / 영주풀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의 부통령을 지낸 엘 고어라는 분이 책으로도 적었고 다큐멘터리 영상으로도 찍었지요. 쉬운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모르는 것이 약이요 아는 것이 병이다라고 해야겠지요. 어떤 주제를 놓고 사진을 찍고 글을 적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쉬운 듯하지만 가면 갈.. 풀꽃이야기 2011.08.24
풀꽃이야기 111 / 함박이 함박이 찍으러가게마씀(함박이꽃 찍으러 갑시다) 함박이가 뭔마시(뭔가요)? 어떤 꽃인가요? 아직도 함박이를 몰라요? 안 찍어봔(안 찍어보았어요)? 그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옵니다.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는 기대가 허물어졌기 때문일까요?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순간적으로 높은 산 깊은 곳.. 풀꽃이야기 2011.08.08
풀꽃이야기 110 / 백리향 백리향, 향이 백리까지 간다는 뜻이 아니라 높은 산의 돌밭에 낮은 키로 깔린 그 풀꽃을 누군가 밟고 지나가면 여리고 여린 몸이 짓이겨지면서 향이 묻어 백리까지 따라간다고 합니다. 어쩌면 산을 내려가 마을로 들어서고, 집으로 들어가도 은은한 향은 여전히 남아있겠지요. 아름다운 사람은 떠나간.. 풀꽃이야기 201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