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110

별도봉

별도봉 산책 아무도 아는 체 하지 않는다 아는 이도 없다 혹 아는 이가 있다고 할지라도 마스크로 가리고 모자로 푹 눌렀으니 알아 볼 수 없겠다만 그나마 정말이지 모두 낯설기만 하다 멀뚱히 눈 한 번 마주치고 땅바닥을 향하며 별도봉 산책길을 오르고 내린다 참 희한하지 별도봉이라 길이 다르다는 뜻일까 가는 방향이 다르다는 뜻일까 아니 같은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란히 걷는다 할지라도 우린 각자의 길을 갈뿐 그래서 우린 편안하였고 행복하였다 아직은 꽃소식이 없다 삼월의 첫날 날씨는 축축하고 하늘은 잿빛 누가 춘삼월 꽃피는 계절이라고 했을까 파릇거리는 쑥만 고개를 내밀고 두리번거리는 걸 그래 기다리자 세월이 가면 이 동산에도 노란 개구리갓 꽃동산이 되려니 곳곳에 산자고도 귀티를 드러내리라 생각이라는 것은 슬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