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이야기 112 / 새순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 이사야 6:13 - 구약성경에서 '남은 자'(Remnant)라는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6.09
짧은 이야기 111 / 가시엉겅퀴 아내, 안해, 내 안의 해 오 솔레 미오 ... 다들 그렇게 시작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안 해! 못 해!'로 변하더니 이제는 '안 해?'(설거지 안 해!? 청소 안 해!?)로 변해갔습니다. 남편, 맨날 남의 편만 드는 사람 ... 쌓인 상처들이 가시로 변하기도 하지요 젊은 날의 사랑의 열정 빵 터지는 저 부드..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5.30
짧은 이야기 110 / 말똥비름 말똥비름은 말똥에서 자라나요? 아니올씨다. 참 작고 쬐그만 녀석이 잎은 넙적하고 동글동글 타원형을 이루고요 옆구리에서 말똥 비슷하게 생긴 주아(씨눈)가 생겼다가 땅에 떨어져서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 가지요. 사촌인 땅채송화는 바닷가에서 자라고요 저는 내륙 어디서든지 잘 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5.30
짧은 이야기 109 / 땅채송화 바닷가 바위 위에 메마른 한 줌 흙을 뿌리고 하늘의 태양은 황금의 색을 바다의 서늘한 바람은 향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방석이 되었네요. 앉지 마세요 마음이 맑아 외로운 영혼들의 쉼터 밤새 뒹글어도 흔적 남지 아니하는 요정들의 놀이터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5.30
짧은 이야기 108 / 설앵초 백설공주는 백옥같은 피부에 볼이 바알갛다고 했던가요? 높은 산 그곳에 가면 설앵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맑고 신선한 공기 가릴 것 없는 태양이 빛 구름과 안개의 신비 어쩌면 키가 작은 이 꽃들은 공주님을 돕고 구해주었던 일곱 난장이들의 순수한 영혼들인지도 모르겠네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5.23
짧은 이야기 107 / 꽃마리 이렇게도 예쁠 수 있을까? 이 작은 녀석아 너를 보면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자꾸 떠오른다. 그리움? 그리움이 뭔데? 바람소리 새소리 벌들 윙윙거리는 소리 풍뎅이 날개소리 .... 아~ 또 있다 작은 풀꽃들 톡톡 터지는 소리 봄의 씨앗들이 살짝 살짝 흙을 밀어올리는 소리 민들레 홀씨 하늘..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4.26
짧은 이야기 106 / 헛꽃 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따스한 봄날의 계곡을 어슬렁거리다보면 산수국 헛꽃들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꽃을 꽃되게 하면서도 꽃이 아니라면서 헛꽃이라고 합니다. 헛꽃, 헛이라는 글자가 주는 허무함이 있겠지요. 그 허무함이 아쉬워서 저렇게 미련두기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나에게 정..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4.17
짧은 이야기 105 / 연복초 복수초 뿌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연복초일까요? 숲을 환하게 밝혔던 황금색의 복수초가 슬며시 사라져간 자리에 성냥개비 하나 높이의 연초록 연복초가 안테나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옆드려 살펴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찾을 수 없습니다. 동서남북 그리고 하늘을 향하여 또 한 송이..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4.02
짧은 이야기 104 / 할미꽃 백세 시대라고 합니다. 일흔 할머니가 하루는 경로당에 다녀와서 툴툴거렸습니다. 나 이제 경로당에 안 갈란다. 경로당에 가니 막내라고 일만 시키더라. 걸레 빨아라... 청소해라.... 설거지해라.... 할머니가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입술에 바알간 루즈를 발랐네요. 마음만은 아..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3.29
짧은 이야기 103 / 목련 흐린 하늘을 불밝히는 하얀 꽃등불 목련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정신도 터엉 비면서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언어가 사라져버립니다. 너무도 짧은 저 극단의 아름다움을 멈출 수 없을까! 안타까움으로 지릿한 아픔을 느낄 뿐이지요. 하얗게 하얗게.... 내 마..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