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82 / (섬)잔대 그분은 모여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했던가요?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왜 그분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네 마음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보물도 있느니라' 마음이 있는 그곳.... 마음이 있는 그곳.... 네 보물은 그곳에 있느니라. 날마다 몸을 떠난 마음은 산으로..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8.31
짧은 이야기 81/ 쥐꼬리망초 쥐꼬리망초라는 풀꽃이 있습니다. 말을 풀어보면 '쥐꼬리망할풀'이라고 해야 하나요? 너무도 순하고 여린 풀꽃인데 너무 가혹한 이름을 붙여 놓았네요. 흰색은 희귀하기에 귀물로 대접받고 있지만, 쥐꼬리망초라는 이름이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꽃은 아무 상관이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8.27
짧은 이야기 80 / 백리향 '즈려밟고' '지려밟고' 어느 것이 맞습니까? 우리말 겨루기에 나온 문제였지요. 소월의 시에 익숙한 우리들은 당연히 '즈려밟고'가 맞으리라고 했지만 '지긋이 내리밟다'는 뜻의 '지려밟다'가 맞습니다라는 설명에 '진달래 즈려밟고 가시옵소서'의 낭만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높은 산..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8.16
짧은 이야기 79 / 사철란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부러워하지 말자 부러워하지 말자 눈에는 꽃들이 삼삼한데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그곳에 가면 꽃들이 피었을 거야 사철란, 붉은사철란, 섬사철란, 털사철란.... 백운란도 피었다는데... 석장풀은 이미 졌을까? 자꾸만 이름도 가물가물해지는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8.08
짧은 이야기 78 / 마음이 따스하고 싶을 때 마음이 너무 메말라버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요? 촉촉한 마음, 다사로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디서 잊어버린 걸까요? 어떻게 하다가 잊어버렸을까요? 어디에 가면 되찾을 수 있을까요? 두리번 두리번.... 등불 하나 밝히고 숲길을 걸어가면 찾을 수 있을까요?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7.19
짧은 이야기 77 / 털작은입술(잔)버섯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고 음지가 있다면 양지도 있겠지요. 양지는 밝고 따스하고 행복하고..... 음지는 어둡고 칙칙하고 춥고..... 그곳에는 음지식물인 버섯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참 이상하고 신기하지요. 그리고 참 아름답기도 하지요. 생명을 다한 낙엽들과 나무가지들이 수북 수..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7.19
짧은 이야기 76 / 엉겅퀴 까칠하고 도도하고 콧대가 높아 냉냉하게 보이는 아가씨에게도 다사로운 속정은 있겠지요.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가까이 다가오는 이웃들에게 팩팩 내쏘기만 하는 그네들일지라도 한 꺼풀 벗기며 들어가면 여린 마음의 눈물이 있겠지요. 이 땅을 살아가는 어머..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7.12
짧은 이야기 75 / 나도제비란 유월 초순이었지요. 철쭉이 높은 그곳에서 만세 만세를 부르고 있는 날, 타박타박 산길을 올랐습니다 다리는 아프고 허리는 뻐근하지만 그곳에는 기다리는 꽃님이 있다기에 일 년을 기다려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행복이고요 혹시 시기가 너무 이르거나 늦어 만날 수 없다면 얼마나 허전..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6.26
짧은 이야기 74 / 아파하지 말라 아파하지 말라 눈물 흘리지도 말라 미워하지도 말라 사는 게 다 그런 것이 아니더냐 뽑히고, 밟히고, 꺾이고, 짓눌리고..... 슬퍼하면 지는 거다 울면 바보가 되는 거다 어깨 추욱 처지는 날 그래도 사는 날만큼은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냐 슬픔의 강을 건너고 망각의 강을 건너가면 꽃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6.26
짧은 이야기 73 / 가지더부살이 어둠침침한 그 숲을 홀로 더듬으며 찾아갔습니다. 습한 계곡의 숲 그늘 아래에는 생명의 신비가 있다기에. 몇 년 전 동행인들의 안내를 받아 찾아갔을 때에는 미끄러운 이끼로 덮여 있는 돌을 조심스레 밟으며 한 걸음씩 발걸음을 재겨 디뎠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는지 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