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따스한 봄날의 계곡을 어슬렁거리다보면 산수국 헛꽃들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꽃을 꽃되게 하면서도 꽃이 아니라면서 헛꽃이라고 합니다. 헛꽃, 헛이라는 글자가 주는 허무함이 있겠지요. 그 허무함이 아쉬워서 저렇게 미련두기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나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다오 하면서 시위라도 하는 걸까요? 그런 뜻은 아니겠지요. 창조주가 꽃을 만들 때 각각의 아름다움을 주셨고, 너희들은 하나가 되어 서로를 위해주거라. 그렇게 할 때 너희들의 아름다움은 완성되는 것이야. 이렇게 말씀하시며 도닥거렸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도 말씀하셨겠지요. 보아라. 무엇이 진짜 아름다움이냐? 꽃잎 떨어지면 사라지는 그네들이냐? 서로의 부족함을 통해서 비로소 하나가 되는 너희들이냐?
|
'풀꽃의 짧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이야기 108 / 설앵초 (0) | 2014.05.23 |
---|---|
짧은 이야기 107 / 꽃마리 (0) | 2014.04.26 |
짧은 이야기 105 / 연복초 (0) | 2014.04.02 |
짧은 이야기 104 / 할미꽃 (0) | 2014.03.29 |
짧은 이야기 103 / 목련 (0) | 2014.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