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92 / 양하 남쪽 섬나라의 여인의 만나 남쪽 섬나라에서 살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고 꿈이라도 꾸어본 적이 없는데 남쪽 섬나라가 제 이의 고향이 되었고 아이들에게는 태어나서 자라난 고향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쪽 섬나라의 맛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음식으로는 강한 맛과 냄새의 자리..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0.06
짧은 이야기 91 / 둥근잎유홍초 꽃들도 자유롭고 싶었을까요 꽃들도 영원을 향하는 그리움이 있을까요 하늘을 향하여 구름을 향하여 그리고 하늘 그분을 향하여 갈망 갈증.... 신열에 들떠 헛소리 할 때도 있었지요 어디까지 손을 내뻗어야 하나요 언제까지 작은 몸을 내던져야 하나요 하늘은 저렇게 맑은데 하늘의 구..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0.04
짧은 이야기 90 / 석장풀 네덜란드인 버어먼씨를 기념해서 버어먼초 스님의 지팡이 석장을 닮았다고 석장(풀) 나는 아무리 봐도 병아리 뿅뿅거리는 모습을 닮았기에 병아리뿅뿅풀이라고 조용히 이름을 불러봅니다. 꽃들도 이름을 불러 줄 때 나의 꽃이 된다고 했으니...... 당신이라면 무엇이라고 불러주시겠습니..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0.03
짧은 이야기 89 / 고깔닭의장풀 어쩌다가 이렇게 멀리 오게 되었을까요? 어느 나라 어느 동네에서 옮겨왔을까요? 제주도의 한 지역 메마른 선인장 밭 귀퉁이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씨앗으로 번식하고 줄기를 뻗어 번식하고 땅 속의 꽃은 자가수정이라는 방법으로 씨앗을 만들어 번식하고 그렇게 해도 날마다 삶의 영토..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27
짧은이야기 88 / 노랑먹물버섯 어느듯 해가 짧아져 저녁 여섯 시면 해그림자가 길게 늘어서게 됩니다. 집에 가야지..... 교회 마당의 흙바닥에 뭔가 꼼질꼼질 돋아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두리번 두리번 호기심 가득한 듯 그네들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세상 구경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노랑먹물버섯이라고 합니다. 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24
짧은 이야기 87 / 둥근잎유홍초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하늘은 맑고 날씨는 선선하네요 저도 새벽기도 했다니까요 교회 마당에서 바알간 꽃을 피우며 예수님께 기도했어요 예수님, 제 마음 아시죠 이렇게 하늘 향하여 불타는 작은 꽃 제 마음을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24
짧은 이야기 86 / 수정란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웠을까요? 숲 속의 신비를 무엇으로 표현할까요? 이 꽃을 찾아 나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 예민하고 더 꼭꼭 숨어 있고 아는 이들에게만 어쩌다가 모습을 슬쩍 보여주는 숲 속의 꼬마 유령을 만나려고 애를 태웠지만 끝끝내 찾아 만날 수 없어 뒤돌아 서는 걸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16
짧은 이야기 85 / 닭의장풀 9월의 들판 어디에 가도 파란 닭들의 맑은 울음소리가 들려올 듯 합니다. 왜 울다라고 했을까요? 웃는다라고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랫더라면 들판은 꼬끼오 꼬끼오 파란닭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로 소란스러웠겠지요. 닭의장풀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새벽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할 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10
짧은 이야기 84/ 연지버섯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곤지 찍고 연지 찍고 연지 곤지 곤지 연지.... 절로 흥겨운 동요 한 가락 흘러 나올 듯 합니다. 새색새의 발그레한 볼과 이마에 연지 곤지 찍고 혼례를 올렸지요. 지엄하신 어르신들 앞이요 처음 만나게 되는 새신랑 앞에서 다소곳이 얼굴 숙여 수줍음을 감추었습니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9.10
짧은 이야기 83 / 돌콩 돌콩 같은 놈이라고 할 때의 그 돌콩줄기의 꽃입니다. 참 작은 녀석이 똘망똘망 쳐다보고 있네요. 아저씨 아저씨 잠시 쉬었다 가요. 옛날 어린 시절 이야기 하나 해 줘요. 가끔씩 돌콩 같았던 고향의 친구들이 그리워집니다. 까만 얼굴에 까까중 머리 그리고 눈알만 똘망똘망했지요. 산으..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