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32 / 배초향 작은 종이컵에 배초향 한 그루 심은 후 마당에 놓았습니다 꽃이 있는 곳에 벌과 나비가 날아온다고 했지요 거의 한 달쯤 되었는가요? 짧았던 꽃대가 길어지면서 작은 꽃송이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이런 나비 저런 나비... 그리고 벌과 등애까지 고루 찾아왔습니다. 손님이 찾아올 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10.13
짧은 이야기 131 / 한라돌쩌귀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멋진 말도 있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요. 투구꽃의 일종인 한라돌쩌귀라고 합니다. 초록의 이파리도 군데 군데 상해서 찢어졌고 투구의 이곳 저곳에도 구멍이 숭숭 상흔(傷痕)들이 보였습니다. 우리의 모습이려니 하면서도 왠지 안쓰러움이 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10.10
짧은 이야기 130 / 치명적인 유혹 볼 때마다 치명적인 유혹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사약의 재료가 되는 천남성의 열매이지요. 가끔씩은 치명적인 유혹 앞에 허물어지고 싶을 때도 있지요. 탐미주의라고 합니다. 아름다움의 극한까지 밀고 가지 못하는 것은 비겁일까요? 조심스러움일까요? 얽매고 있는 도덕성의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10.09
짧은 이야기 129 / 방울꽃 못만날 줄 알았습니다 철이 한참 지났거든요 오래간만에 길고 긴 숲길을 거닐 수 있었습니다 어~ 방울꽃이 있네 침침했던 숲길이 환해졌습니다 늦둥이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일까요 어머니가 늦둥이를 안아 주고 업어 주었듯이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낸 후 엎드려 숨죽이며 셔터를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10.08
짧은 이야기 128 / 이삭여뀌 비가 그쳤습니다 운동 겸으로 가까운 오름 한 바퀴를 비잉 돌았습니다 식물들은 하루라도 빨리 씨앗을 맺어 퍼뜨려야 한다는 듯이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가을비는 쓸쓸함도 있지만 마른 목에 허덕이는 식물들과 곤충들에게는 단물이 되겠지요. 구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세월보다 마음이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30
짧은 이야기 127 / 절굿대 일은 하지 않고 일만 만들고 있는 정치가들을 보면 절굿대 뭉치로 한 대씩 갈겨 주고 싶네요. 철퇴를 닮은 꽃이 있습니다. 시골의 절구를 닮았다고 절굿대라고 이름 붙였다지요. 암행어사 출도야 소리가 들려올 듯 합니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26
짧은 이야기 126 / 둥근꿩의비름과 나비 산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겠지요. 때로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릿함도 있습니다. 햇살이 참 맑고 부드러운 주일 아침에 ..... 꿩의비름에 아름다운 나비가 앉았습니다. 조용히 정말 조용히 지켜보면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참 아름다운 아침......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21
짧은 이야기 125 / 그리움이란 꿈속에서 풀꽃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지요 - 꿈에서 널 만났다 - 꿈에서 꿈을 꾸고 꿈에서 꿈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지요. 가끔씩 풀꽃 친구들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움이란 잠시 날아왔다가 휘리릭 날아가버리는 나비일까요 - 잔디 사이에서 수박꽃이 피었습니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20
짧은 이야기 124 / 흰닭의장풀 어제는 오늘이 아니었고 어제의 그(녀)는 오늘의 그(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단 하루면 충분했었지요 올해는 흰닭의장풀을 보지 못하고 지나갈 것 같았습니다. 멀리 나다닐 수 없어 생각을 접고 있었지요. 마음을 비우면 편안해지는 법입니..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12
짧은 이야기 123 / 참마 암꽃 날자 날자 날자꾸나 . . . 자네!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것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아는가! 날개를 접게. 조용히, 그리고 운명을 받아들이게. . . . 하늘, 저 멀고 높은 하늘을 끝까지 날아가면 하늘, 그분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늘, 그분이 펼쳐놓으신 아름다운 세상, 눈부신 세상, 신비의 세상, 희..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