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02 / 봄까치깨 꽃들과 놀아봐요 얼마나 재미있는데 멀리 가지 못해도 명품을 찍지 못해도 문 열고 한 발 두 발만 나서면 봄꽃의 요정들이 춤을 추고 있네요 날 봐요 요렇게.... 꽃들과 놀아봐요 백조의 호수가 따로 있나요 엎드리면 특별 무대가 펼쳐지고 사랑 가득한 모습으로 춤추는 아가씨 이제 봄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3.13
짧은 이야기 101 / 광대나물 여보 여보, 마당에 풀 좀 뽑아요.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요 당신 눈에는 꽃이 보일지 몰라도 사람들은 안 그래요. 그들은 꽃이 아니라 풀만 보고, 잡초밭이라고 한다니까요. 응 그래 그래... 뽑을께 남편은 손으로 두어 줌 뽑은 후 슬그머니 도망쳐 버립니다. 꽃님을 찾아 멀리로 가지..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3.06
짧은 이야기 100 /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아씨들이 살랑살랑 봄바람이 났습니다 우리 사랑할까? 사랑이 뭔데? 사랑? 사랑이 사랑이지 뭐.... 우리가 함께 있는 거... 귀속말로 소곤소곤 이야기 하는 거..... 가끔씩은 뽀~ 할 수 있는 거.... 혹 멀리 있더라도 가끔씩 생각 나는 거.... 아~ 또 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2.20
짧은 이야기 99 / 금잔옥대 수선화 털이 보송보송하고 부리가 노란 아직은 어린 오리들이 괙괙괙괙 괙괙괙괙 한 무더기 두 무더기... 무더기 무더기로 바쁘게 종종걸음으로 몰려가고 있었습니다. 어디 멋진 곳으로 소풍을 떠나는 걸까요? A.I 살처분..... 얘들아,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금잔옥대..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2.05
짧은 이야기 98 / 동백 이야기 쿼바디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내 너를 위하여 붉은 피 흘려 꽃으로 피어나려 하노라 꽃들이 달려갑니다 차운 겨울밤 붉은 눈물 뚝뚝 흘리시고 다녀가신 그님이 그리워 온 몸을 부르르 떨면서 소리없는 함성으로 힘껏 내달려봅니다. 나를 버려 너를 얻었으니 너를 버려 하늘의 뜻을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2.03
짧은 이야기 97 / 배풍등의 열매 여보 여보 이리 와서 이것 봐요 참 이쁘지 당신에게 걸어줄까? 아내는 틀림없이 이렇게 대꾸할 것입니다 그것 먹을 수 있는 건가요? 사진은 왜 찍어요! 그냥 마음으로만 아~ 예쁘다 하고 오면 되지.... 동이 서에서 멀고 하늘이 땅에서 먼 것처럼 마음만으로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남편과..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4.01.03
짧은 이야기 96 / 하늘 그분이 만드신 촛불 하늘 그분이 만드신 촛불, 촛대, 샹데리아.... 어떤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까요? 몇 년 동안 적잖이 고심하며 애를 태웠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요. 해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끙끙 앓으며 사진을 버리고 또 버렸습니다. 때로는 사진기와 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1.18
짧은 이야기 95 / 산부추 '꽃들과 대화를 하니 사람 벙어리가 되지' 오래간만에 만난 누나가 오름길을 안내하고 있는 동생을 향해서 웃으며 톡 쏜 말이었습니다. 사람 벙어리..... 사람 벙어리.... 사람을 만나면 벙어리가 되고 꽃들과 만나면 저절로 입끝이 벙글어지게 됩니다. 너 참 작은 것이 예쁘구나.... 발에 밟..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1.05
짧은 이야기 94 / 오이풀 오이풀의 꽃을 본 적이 있나요? 그 작고 작은..... 너무도 작은.... 오이풀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나요? 아무리 코를 킁킁거려도 오이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감은 점차 퇴화되어 가며, 기억력, 계산력, 암기력, 그리고 공간 지각력까지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훗날 우리 몸의 모..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0.18
짧은 이야기 93 / 산박하 밤 아홉 시 반이었습니다 아들아, 잠시 다녀오마. 뭐하게요 볼일이 하나 있단다. (TV) 리모콘을 가지고 가게요? 문밖으로 나서는 아빠의 손에는 자동차 키가 아니라 리모콘이 들려 있었습니다. 씩 웃으며, 리모콘을 내려놓고 자동차 키를 집어 든 아빠, 아들아, 나이 들어봐라. 다 이렇게 된..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