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52 / 유럽점나도나물 나도 나물이요 나도 꽃이라니까요 아름다운 들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계절에 볼품없어 찾는 이 없고 쑥쑥 뽑아 한 자리에 모아 잘근잘근 밟아버려도 하늘의 태양이 빛나는 날이면 하얀 마음으로 하늘을 향하여 꼿꼿하게 일어서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간들간들 춤을 추며 엎드려 찾는 이..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28
짧은 이야기 151 / 양지꽃 가끔씩 봄날의 바람이 심술을 부리네요 닫았던 옷장문을 다시 열어도 고뿔 든 사람들은 에취이~ 무덤가에는 태양의 딸 양지꽃들이 볕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그네들은 춥지 않은가 봐요 하늘 그분의 사랑이 너무 다사로워서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26
짧은 이야기 150 / 큰개불알풀 우리 사랑하는 거 맞지 사랑은 마주봄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보는 것 서로 도닥이며 때로는 티격태격하며 마음 상하기도 했지만 높은 하늘 그분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살아왔지.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21
짧은 이야기 149 / 흰괭이눈 신비로움 이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 작은 꽃들의 세상에서 신비로움이란 새삼스럽지 않을 지 몰라도 보는 이의 마음에는 쿵광거림으로 전해져 옵니다. 말을 잊었습니다 좁쌀 한 알 보다 조금 클까요 그 안에 우주가 들어있네요 우주의 아름다움 우주의 생명이 들어있네요. 너..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20
짧은 이야기 148 / 광대나물 비가 옵니다 봄비가 내렸네요 광대들이 즐거워합니다 하늘 향하여 땅을 향하여... 나 그대들의 행복을 나누어 얻으려고 땅에 엎드려 머리를 숙이게 됩니다. 산에는 새하얀 안개가 보리밭에선 초록의 융단이 꿩들은 꿩꿩... 노루들은 케에켕... 묵었던 나무가지에도 새순들이 툭툭 풀꽃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20
짧은 이야기 147 / 변산바람꽃 2 낑낑... 밀치고 나올거야 가벼운 낙엽이지만 저 아이에게는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웠을까 아~ 감탄사 하나 하늘에는 아빠의 빛이 땅에는 엄마의 사랑이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10
짧은 이야기 146 / 매화 시퍼런 하늘 아래 꽃들이 피었습니다 무거운 하늘을 밀쳐내고 꽃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네요 꽃들의 환희 꽃들의 반란 하늘도 빙그레 웃으며 그냥 좋아라 하네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3.03
짧은 이야기 145 / 변산바람꽃 저번에 가서 영정 사진을 찍어왔어. 증명 사진이 아니고? 다시 가니 없더라고. 영정 사진이지 뭐. 꽃을 찾아 다니시는 칠순이 넘으신 어르신들의 대화내용을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시려왔습니다. 나 오늘 찍고 온 이 꽃들은 영정 사진이 아니라 증명 사진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다음에도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2.25
짧은 이야기 144 / 백서향 서향 아씨를 만나러 가는 길에 얼마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고요 벼르고 벼르고... 그곳에 가야지 가야지... 백서향이 피었던가요? 많이 피었습니다 너무 좋아요 그런데 서향 아씨에게 홀리면 안 될텐데요 아~ 우리도 백서향에 홀려 찾아왔어요 해마다 여기에 찾아 오거든요 향이 너무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2.25
짧은 이야기 143 / 흰괭이눈 얼마나 작은 꽃이냐고요? 꽃 네 송이가 모여 노란콩 한 톨 크기입니다. 얼마나 춥냐고요? 골짜기의 눈밭입니다. 저 작고 작은 몸짓으로 눈과 얼음을 녹여내고 있네요. 그런데요, 그 안에 작은 벌레들이 꼬물적거리네요. 경이가 아니라 경악이었습니다. 아~ 세상에~ 절로 탄성이 터져나왔습..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