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31 / 한라돌쩌귀

풀빛세상 2014. 10. 10. 12:10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멋진 말도 있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요. 

투구꽃의 일종인 한라돌쩌귀라고 합니다. 

초록의 이파리도 군데 군데 상해서 찢어졌고

투구의 이곳 저곳에도 구멍이 숭숭 상흔(傷痕)들이 보였습니다. 

우리의 모습이려니 하면서도

왠지 안쓰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세월은 흘러간다고 합니다.

흘러간 세월은 돌이키지 못한다는 뜻이겠지요.

나이는 먹는다고 합니다.

먹은 밥그릇의 숫자만큼 성장하며 성숙해졌을까요?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지요.

담담함과 담백함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하늘 그분은 낡은 헌옷을 벗기시고

새옷으로 입혀주신다고 하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