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52 / 금난초 은난초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금도 나왔고 은도 나왔지만 마실 물이 없었습니다. 우리들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숲 속에 들어가면 금난초 은난초들이 있었습니다. 물이 없어도 목마르지 않았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고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시간은 흘러..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22
짧은 이야기 51 / 남방바람꽃 풀숲의 여왕 남방 바람꽃이 피었습니다. 육지의 한 곳, 제주도의 한 곳에서 피어나는 참 아름답고도 귀한 꽃이지요. 육지에서 피는 꽃은 꽃잎에 붉은 기운이 강하게 돌지만, 제주의 꽃은 거의 순백에 가깝기 때문에 한라바람꽃이라고도 합니다. 사진을 찍는 분이라면, 특히 야생화를 찍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20
짧은 이야기 50 / 별꽃 돌사자 조각상 앞에서 아이가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저 사자는 원래 돌 안에 있었던거야? 아저씨들이 저 사자를 꺼집어 내었어? 저명한 미술평론가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조각가는 돌 안에 있는 사자를 보고 꺼내는 자이다. 밭둑을 걸어가면 너무 흔해서 발에 밟히는 꽃들이 있습니..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19
짧은 이야기 49 / 개구리발톱 유난히 좋아하는 꽃, 애착이 가는 꽃들이 있습니다. 개구리발톱, 해마다 찍고, 또 찍어보며, 길을 가면서도 계속 시선은 이 녀석들에 머물게 됩니다. 아무리 높이 자라도 손바닥 한 뼘, 아무리 활짝 피어도 하얀 쌀 한 톨이 되지 않는데, 고개 숙인 그네를 조심스레 들여다보면 오밀조밀 갖..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16
짧은 이야기 48 / 금창초 아이들 어릴 때 아빠는 이런 놀이를 하고 놀았지요 눈을 크게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리고, 두 손으로 호랑이의 발톱을 만든 후 어흥~~ 내가 호랑이다. 그러면 아이도 아빠의 거울이 되어 똑 같은 모습으로 어흥~~ 나도 호랑이다. 아무리 무서운 흉내를 내어도 조금도 무섭지 아니했었지요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13
짧은 이야기 47 / 개구리발톱 개구리발톱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발가락이 있으면 발톱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어릴적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논둑 길을 걸어가면 토끼보다 더 겁이 많다는 개구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바람에 농부의 발에 밟히기도 했었지요. 달빛 환한 밤이 되면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시끄러..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10
짧은 이야기 46 / 큰개불알풀 눈밝은 옛 사람들이 개불알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만 그 이름이 너무 어색해서 봄까치풀이라고 고쳐 부르기도 합니다. 햇살 밝은 봄날 초록의 들판에 까치들이 톡톡 뛰어 다니는 정겨운 느낌의 표현. 작은 꽃들의 친구가 되면 행복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네들이 반가운 친구 찾아..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07
짧은 이야기 45 / 냉이 멀리 갈 것 있나요 집 가까운 곳, 파종을 기다리고 있는 묵은 밭이라도 찾아 들어가면 온갖 풀꽃들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사람들은 그네들을 잡초라고 부르지만, 세상에 잡초라는 풀꽃은 없답니다. 제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고, 영역이 있고, 생태가 있고,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냉이꽃..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4.07
짧은 이야기 44 / 개구리갓 그곳은 작은 세상이요, 작지만 완벽한 우주였습니다. 적어도 그네들에게는.... 꽃들도 무리지어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저네들끼리는 시샘하거나 다투지는 않겠지요. 한 어머니로부터 왔을까요? 어쩌면 여러 씨앗들이 날아와서 한 뼘 두 뼘 공간을 늘려갔을까요? 그렇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3.22
짧은 이야기 43 / 산자고, 꽃뱀(花蛇) 속 깊은 곳에서 스물스물거리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꽃뱀(花蛇)에 물리면 아플까? 틀림없이 매우 무척 아플거야. 어쩌면 치명상을 입게 될지도 몰라. 리비도, 생명과 생존의 본능, 꿈틀거리는 용암, 야생마.... 타나토스, 죽음과 파괴의 본능, 쉼과 절제..... 두 본능(본성)의 치열한 다툼 속..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