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76 / 엉겅퀴

풀빛세상 2013. 7. 12. 18:54

 

 

 

 

 

까칠하고 도도하고 콧대가 높아 냉냉하게 보이는 아가씨에게도

다사로운 속정은 있겠지요.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가까이 다가오는 이웃들에게 팩팩 내쏘기만 하는 그네들일지라도

한 꺼풀 벗기며 들어가면 여린 마음의 눈물이 있겠지요.

 

이 땅을 살아가는 어머니 아버지들의

까매진 얼굴과 거칠어진 손과 발 그리고 메말라 팍팍해진 마음의 밭은

짓누르는 삶의 무게 때문이겠지요.

 

- 알고 보면 나도 부드러운 사람입니다 -

 

엉겅퀴

  가시

    찔리면 아프지만

       여리고 여린

속붉음으로 연지 곤지 찍고 살포시 피어나는...... 꽃송이들

 

 

 

오월의 끝날 들판에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