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77 / 털작은입술(잔)버섯

풀빛세상 2013. 7. 19. 17:35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고

음지가 있다면 양지도 있겠지요.

양지는 밝고 따스하고 행복하고.....

음지는 어둡고 칙칙하고 춥고..... 

 

그곳에는 음지식물인 버섯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참 이상하고 신기하지요.

그리고 참 아름답기도 하지요.

생명을 다한 낙엽들과 나무가지들이 수북 수북 쌓여있는 그곳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버섯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침침한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꾸며주려고

하늘 그분이 일부러 만들어 놓았을까요?

 

인생길도 이런 것일까요?

 

털작은입술(잔)버섯이라고 합니다.

이름을 외기도 힘드네요

돌아서면 잊어버리기에 외우고 또 외우고.....

그래도 잊어버리면 다시 찾아서 외우고.....

바싹 말라 삭아지는 나뭇가지 위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