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75 / 나도제비란

풀빛세상 2013. 6. 26. 15:01

 

 

 

  

 

 

 

 

유월 초순이었지요.

철쭉이 높은 그곳에서 만세 만세를 부르고 있는 날, 

타박타박 산길을 올랐습니다

다리는 아프고 허리는 뻐근하지만 그곳에는 기다리는 꽃님이 있다기에

일 년을 기다려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행복이고요

혹시 시기가 너무 이르거나 늦어 만날 수 없다면 얼마나 허전할까요

설레임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곳을 찾았습니다.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그네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얼마나 실망이 되었던지....

내려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았을 때

분홍빛 고운 그네들은 그 자리를 지키면서 먼 길을 달려온 나그네를 반가이 맞이해 주었습니다.

 

나도제비란이라고 합니다.

피어 날 때에는 분홍점박 무늬가 선명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옅어지게 됩니다.

두 송이씩 짝을 지어 피어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