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80 / 어리연 사진이란 사물의 표현일까 아니면 마음을 담는 그릇일까 오래간만에 어리연을 담기 위해서 습지로 달려갔습니다 그래 물빛에 어리는 고운님을 담는거야 어느 순간부터 스믈스믈 밀려오는 그리움 그리고 낯설은 외로움 아름다운 꽃 앞에서 제 마음을 들키고 말았네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8.18
짧은이야기 179 / 애기천마 너무 정겨운 분위기 입니다 애기 요정들이 나들이를 나왔을까요 종알종알 재잘재잘 콩알콩알... 온갖 소리들이 들려올 듯 합니다만 조용한 숲속에는 적막감마저 느껴집니다 숲 그늘 아래 수북히 쌓인 낙옆에 뿌리내려 자라는 희귀식물입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더라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8.17
짧은이야기 178 / 영주풀 참 신기해요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요 이 작은, 너무도 작고 작은... 작다는 표현으로도 그 작음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습니다. 썩어가는 흑갈색의 삼나무 낙엽들이 수북히 쌓인 곳 땅에 엎드려 눈에 불을 켜도 찾을 수 없고 밟고 지나가도 그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다행히 누군가 찾아..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8.11
짧은 이야기 177 / 애기버어먼초 뽀~라는 글자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뽀~ 사랑하는 연인들이 뽀~ 꽃들은 꽃들끼리 뽀~ 풀들은 풀들끼리 뽀~ 개구리는 개구리들끼리 뽀~ 단 한 글자이지만 그 다정스러움의 폭은 우주보다 넓어 헤아릴 수 없겠지요 만약 뽀~라는 글자가 없었더라면 잠시 생각을 멈추어봅..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8.03
짧은 이야기 176 / 잠자리난초 어릴적에는 잠자리를 부타리고 했습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단어 그 어원은 무엇인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잠자리채라는 것도 없던 시절 철사를 동그랗게 한 후 적당한 길이의 대나무에 끼었습니다 거미줄들을 여러 겹 걸치고 잠자리를 쫓아 하늘을 휘젖고 다녔지요 어쩌다가 한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8.03
구름폭발 7월 12일로 알고 있다. 손님들을 모시고 식당에서 식사하려고 앉았는데 멀리 신기한 구름이 걸렸다. 얼른 달려나가 차에서 카메라 꺼내고 담았다 해지는 하늘에 강렬한 구름이 걸려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제주의풍경 2015.08.01
짧은 이야기 175 / 자귀풀 비운의 천재화가 모딜리아니의 이야기입니다. 살아서는 인정받지 못하여 작품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하고 가난과 병에 시달려 고생하다가 서른 여섯 살에 죽었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들 중에 눈동자가 없는 여인의 초상화들이 있어 그를 사랑했던 여인 쟌느가 물어보았습니다 왜 눈동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7.30
짧은 이야기 174 / 해녀콩 해녀콩은 제주 어머니의 꽃입니다 사연을 알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제주 바다의 꽃입니다 넘실거리는 검푸른 파도가 오히려 아늑해질 때 뭍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오히려 휘청거리기도 했겠지요 허기를 달래려 한 콩 두 콩 입에 넣어 오물거리기도 했을까요 속에 든 생명을 지워내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7.10
짧은 이야기 173 / 가시엉겅퀴 가시엉겅퀴는 꽤나 까칠한 꽃입니다 가까이 오지 마세오곁에 오면 찔러 아프게 하겠습니다 날 내버려 두세요 그렇지만 반가운 누군가 찾아오면 어서 오세요 맘껏 놀며 쉬었다 가세요 꽃잎 벌려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맞이합니다 꼭 누군가를 닮아있는...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