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77 / 애기버어먼초

풀빛세상 2015. 8. 3. 19:55




뽀~라는 글자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뽀~ 

사랑하는 연인들이 뽀~ 

꽃들은 꽃들끼리 뽀~

풀들은 풀들끼리 뽀~

개구리는 개구리들끼리 뽀~ 

단 한 글자이지만 그 다정스러움의 폭은 우주보다 넓어 헤아릴 수 없겠지요

 

만약 뽀~라는 글자가 없었더라면 

잠시 생각을 멈추어봅니다 

저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한 것은 엄마 아빠의 뽀~였겠지요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세상을 향하는 사랑의 감정이 있다면  

안아주고 얼러주며 뽀~했던 어머니의 따스한 체온이었겠지요 

무한한 우주의 시작을 태초라고 한다면 

창조주가 만든 생명의 씨앗은 분명 뽀~였을 것 같네요 

어쩌면 지금도 저 하늘의 별들은 날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뽀~ 하며 생명의 에너지를 나누고 있겠지요 


애기버어먼초 혹은 애기석장이라고 합니다 

숲 그늘 아래에서 희귀하게 자라고 있는 

손톱 하나 크기의 이 작은 식물이 

병아리 입술 같은 꽃을 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