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84/ 연지버섯

풀빛세상 2013. 9. 10. 16:30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곤지 찍고 연지 찍고

연지 곤지 곤지 연지....

절로 흥겨운 동요 한 가락 흘러 나올 듯 합니다.

새색새의 발그레한 볼과 이마에 연지 곤지 찍고 혼례를 올렸지요.

지엄하신 어르신들 앞이요

처음 만나게 되는 새신랑 앞에서

다소곳이 얼굴 숙여 수줍음을 감추었습니다.

 

숲길 나무잎 쌓인 곳에 발그레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는 버섯들을 보았습니다.  

하도 신기하여

야! 네 이름이 뭐냐 물어보았지요.

연지버섯이라고 하네요.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연지 곤지 곤지 연지

숲속의 흥겨움이 나그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