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48 / 금창초

풀빛세상 2013. 4. 13. 11:16

 

 

 

 

아이들 어릴 때 아빠는 이런 놀이를 하고 놀았지요

눈을 크게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리고, 두 손으로 호랑이의 발톱을 만든 후

어흥~~ 내가 호랑이다.

그러면 아이도 아빠의 거울이 되어 똑 같은 모습으로

어흥~~ 나도 호랑이다.

아무리 무서운 흉내를 내어도 조금도 무섭지 아니했었지요

그러다가 깔깔 웃으면서 안고 뒹굴면서 간지럼이라도 태우며 살았습니다.

 

집을 나섰을 때 현관 문 앞 작은 공터에 이런 저런 풀들이 자라고 작은 꽃들이 피었습니다.

짙은 보랏빛의 금창초가 땅바닥에 붙어서 자라며 꽃을 피웠기에

닫았던 문 다시 열고 들어가 카메라를 꺼내어 땅바닥에 엎드렸습니다.

너무 작은 꽃이라 접사 렌즈 속에서야 겨우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어흥~ 나는 호랑이다....

어흥~ 나는 괴물이야....

크게 입을 벌리고 작은 눈을 부릅뜬 것 같은데

그래 너 이쁘다 참 귀여워 이런 작은 인사들로 그네들과 눈맞춤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작은 행복으로부터 시작했으니

이 작고도 소박한 행복이 이웃들에게 전해지기를 소원하며 빌어봅니다.

 

풀빛세상의 작은 행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