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늘 밟고 가는 길가의 들풀 사람들은 쓰윽 보고 지나치기만 한다 - 그 길에도 참 많은 사람이 지나갔다 어느 누가 만들 수도 그릴 수도 없는 오직 하늘 그분의 신비의 영역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내 마음 그분에게 들켰기 때문일까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닭의장풀 매일 만나도 반가운 꽃들이 있다 보면 볼수록 예뻐서 또 카메라를 들이대며 다정한 인사를 나누게 된다 이런 것을 사랑이라고 한다 문학과 예술의 원천은 사랑이요 문학과 예술의 궁극적 목표도 사랑이요 우리는 그 사랑을 찾아 길을 떠도는 나그네들이니 오늘도 작은 꽃에게 사랑이 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고슴도치풀 흔한 듯 흔하지 않아서일까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아마 너무 평범해 보여서 보면서도 지나치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예뻐하면 예쁜 꽃 관심 두면 귀한 꽃 사랑하면 품고 싶은 꽃 어쩌면 나와 아내도 이런 꽃일까 하늘 그분이 빙그레 웃을 것만 같다 꽃이 지면 씨방이 고슴도치를 닮아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연지버섯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가슴 콩닥거리며 누나들은 시집이라는 것을 갔다 행복과 불행은 그 뒤의 일이다 인생이 날마다 신혼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하늘 그분을 사랑하면 그렇게 된다고 너무 쉽게 말을 했다만 틀린 말은 아닐 거라고 늘 다짐 또 다짐을 한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실새삼 곁에 있는 식물을 칭칭 감아서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부족해서 그 식물로부터 양분을 빼앗아 살아가는 기생식물이다 참 못된 놈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작은 꽃은 정밀한 순백의 모순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널 미워할 수 없는 것은 아마 세상을 보면서 조금은 너그러워져 가는 내 ..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매듭풀 눈에 보일락 말락한 이 작은 분홍에 마음이 빼앗긴다 완전히 엎드린 후 먼저 인사를 건네야 한다 너 참 예쁘다... 아저씨가 잘 찍어줄께... 사람들은 밟고 지나가지만 난 이 작은 아이들을 사랑한다 너와 나 닮은 꼴이니까 누군가의 눈물 한 방울 톡 떨어진 곳에 네가 피어난 거냐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나도수정초 봄에 피는 수정난풀 가을에 피는 나도수정초 숲 속의 신비 숲 속의 순수 숲 속의 보물 만나러 갈 때 먼저 마음이 콩닥콩닥 엎드려 만나면 가쁜 숨을 몰아쉬고 때 묻은 마음 조금이라도 정화되고 있을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7.01.11
새삼 새삼 주일의 모든 예배가 끝나고 이제 겨우 한 숨 돌리게 됩니다 작은 교회 작은 목사 때로는 마음이 더 작아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라고 하셨지요 들깨알 하나 올리면 그득 차겠지요 눈으로 볼 수 없는 신비의 세상 카메라로 확대해서 찍고 컴퓨터 앞..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6.09.25
섬사철란 가만히 엎드려 눈을 맞추고 있으면 맑고 고운 노래 소리가 들려올 듯 하다 오직 귀를 막은 자만이 들을 수 있고 눈을 감은 자만이 볼 수 있는 어쩌면 사랑에 눈 멀고 귀 먹은 자들에게만 들려주시는 하늘 그분의 음성일지도 몰라 그런데 무엇일까 이 목마름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6.09.17
호자덩굴의 열매 이곳으로 와봐요 여기에 이상한 아이가 있어요 열매에 잎이 돋았네요 어디요 어디? 얼마나 아팠을까 얼른 뿌리와 잎을 내어 번식하려고 했을 것이다 깊은 상처를 보아 알 것 같다 아이는 웃고 있을까 울고 있을까 저 밝은 표정으로 도리어 나를 어루만지는 듯하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