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르방도 고민이 많다 돌하르방도 고민이 많은가 보다 뭘 저리도 골똘히 생각에 잠겼을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데 에이... 돌이 무슨... 만든 작가님이 고민이 많고 사진 찍는 진사님도 고민이 많아서 그런거지요 뭐 풍경속의 이야기 2019.12.16
작은 달팽이 한 마리 참 작은 달팽이 한 마리 모호한 색의 벽을 오르고 또 오르고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기억속을 더듬거리며 기어가고 있다 풍경속의 이야기 2019.12.11
방가지똥과 꽃등에 한 모금의 꿀이라도 얻기 위해 자식 키우는 꽃등에들이 달려왔다 한 모금의 꿀이라도 더 건네주기 위해 벙거지를 쓴 종놈의 똥이라는 뜻을 가진 방가지똥이 초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웠다 왠지 마음이 따스해졌다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9.12.11
나무는 아프지 않을까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아프다는 말은 고장났다는 뜻 꼿꼿하게 서 있는 소나무는 아프지 않을까 사람들은 약도 먹고 부품을 갈아 끼우기도 하면서 살만큼 살다가 폐기처분될 날을 기다린다 그래도 하늘나라 소망이 있기에 풍경속의 이야기 2019.12.10
구름 속의 산행 오래간만에 한라산에 올랐다. 감히 정상으로 향할 힘과 용기가 없어 손쉬운 영실코스로 방향을 정했다. 더 절실한 이유는 꽃들을 만나야만 했다. 멀지 않은 산, 그런데 왜 한 번 찾기가 어려울까. 가야지, 이번에는 꼭 다녀와야지 벼르고 별러도 발걸음 한 번 옮기기가 쉽지 않다. 굳이 시.. 풍경속의 이야기 2019.07.26
새별오름의 억새 억새가 부르고 있다 허둥거리며 달려가야지 여전히 아름답고여전히 아프고오늘밤에도 별들이 내려와풀벌레들과 아픈 사랑을 나누며꽃들을 잉태하리라 산박하 자주쓴풀 당잔대... 그리고 더 많은 꽃들이 상처를 다독거리며 피고 지고 피고 지고 그래서 밤의 새별오름은 소란스러웠다 풍경속의 이야기 2018.10.10
Who are You 47/ 사랑이 무엇이냐 물으시기에 사랑이 무엇이냐 물으시기에 하늘에 하얗게 한 줄 주욱 긋고 아직 여물지 못한 반달을 그렸습니다 사랑이란 ‘살다’에서 왔다면 함께 사는 것이 사랑이라고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라고 함께 살고 싶은 간절함이 사랑이라고 내 안에 당신이 있고 당신 안에 내가 있고 그 사랑 온.. Who are You 2018.10.06
수련 도무지 물러가지 않을 것 같았던 더위도 8월의 중순이 넘어가면서 한 풀 꺾였습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석 주만 참으면 됩니다 이제 보름만 참으면 됩니다 한 주만 참으면 됩니다 우리는 늘 참으면 된다는 말에 희망을 걸고 살았습니다 찌르르 찌르르 벌레들의 울음.. 풀꽃의 짧은 이야기 2018.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