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54 / 보춘화

풀빛세상 2015. 4. 1. 12:59






솔밭 그 숲속에는 보춘화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발걸음으로 열 걸음 스무 걸음이면 넉넉하겠지만  

여기도 한 가족 저기도 한 가족 일가를 이루었네요 

윗대 첫 조상은 누구이며

어디서 흘러 들어왔을까요   

꼿꼿한 자태에 멋진 관을 쓰고 있네요 

그네들 역사와 전설은 무엇일까요 

가끔씩 꿩들과 멧비둘기들이 찾아와 놀았고 

노루들 지나가며 부시럭거리기도 했었지요 

조용했던 그곳에 수런수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쩌다가 사람들의 눈에 띄었을까요 

이제는 옛 평화가 그리워집니다 

남는 자는 남을 것이요 

밟히고 몰래 몰래 한 포기씩 뽑히고... 

누군가의 집 화분에 옮겨지기도 하겠지요 

고향을 상실하고 떠돌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