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88 / 매듭풀

풀빛세상 2015. 9. 12. 18:18






엎드려야 보이는 참 작은 꽃 

발에 밟히는 흔한 꽃 

한 매듭 두 매듭 땅으로 기어가며 꽃을 피웠습니다 

특별히 이쁜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흔한 꽃들 중의 하나  

그런데요 

강한 역광에 반짝이는 

반투명의 꽃과 잎에 시선이 머무는 순간 

나는 꽃을 사랑하게 되었고 

꽃은 나를 향해서 얼굴을 붉혔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았어도 

다정한 눈맞춤으로 우리는 행복했었지요

이런 것을 눈에 밟힌다고 말하는가요 

누군가의 발에 밟혀도

사랑하는 이의 눈에 밟히면서 행복해 하며 

매듭풀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잠시 떠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