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89 / 물봉선

풀빛세상 2015. 9. 19. 19:07






숲길 걸어가다가 거꾸로 달려 있는 물봉선을 만났습니다 

갑자기 아들 닮은 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들이 알면 많이 싫어하겠지요 

세상을 거꾸로 보며 그렇게 살고 싶어하는 아들 

부모가 보기에는 너무 위태롭기만 한데 

아들은 목소리 높여 이렇게 말합니다

내버려두세요 

알아서 할께요 

기다려주세요   

먼 훗날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겠지라는 생각도 하지만 

아들은 아들의 삶을 살아야 하고 

아빠는 지켜볼 뿐입니다 

저러다가 꽃이 활짝 피게 되면 그 무게로 인해서 아래로 향하겠지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아빠 닮은 아들이라고 

모양도, 성격도, 기질도 아빠 닮았다고 

그래서 더 많이 걱정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