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손바닥만하게 일구어 놓았던 텃밭에 낯선 손님이 찾아와서 꽃을 피운 적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 흰 구름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당당했던 그 모습을 해마다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해에는 가까운 곳의 무성한 풀숲에 겨우 한 송이 숨어서 피고 어떤 해에는 만날 수 없는 서운함으로 한숨을 내쉬고 어떤 해에는 먼 곳에서 우연찮게 만나기도 했습니다 쉽게 토라지면서도 정이 많은 예쁜 아가씨 같은 야생화의 까칠함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그 애태움과 반가움 꽃이 제 마음을 알고 가까이에 다가온 것일까요 올해에는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딘가로 달아나버릴까 조바심이 일어 씨를 받아 여기 저기 흩뿌려 놓아야겠습니다 꽃 한 송이에도 쉽게 마음 빼앗기는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수박풀은 과일 수박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잎이 서로 닮아 있는데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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