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29 / 새들은 자유로울까

풀빛세상 2012. 12. 23. 02:11

 

  

 

새들은 자유로울까요. 이쪽 하늘에서 저쪽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저 새들은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그렇지만 추락하는 모든 것들은 날개가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에릭 프롬이라는 분의 '자유로부터 도피'(Escape from Freedom)라는 책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자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의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과 무질서로 흘러갈 것이요, ~으로부터의 자유는 스스로를 속박과 억압에 얷매이게 하겠지요.

 

자유는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한 댓가를 치루어야 얻을 수 있는 값비싼 것이지요. 내가 치루지 않았더라도 나 앞서 누군가의 피땀으로 일구어낸 것이요, 나 역시 그만한 피땀을 흘려놓아야 후손들에게 자유라고 하는 귀한 선물을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유는 귀한 것입니다. 그만큼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자유는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제한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자유를 아껴 누군가에게 양도할 수 있을 때, 이것을 아름다운 자유라고 하겠지요. 

자유는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날선 칼과 같은 것이겠지요. 잘 사용하면 나와 너를 친구로 만들겠지만, 잘못 사용하게 되면 나와 너를 원수로 만들게 됩니다.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는 자유,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는 자유,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는 자유, 자유롭게 글을 적을 수 있는 자유.... 이 모든 것이 아무런 댓가 없이 그냥 주어졌다고 믿고 있는 철없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누군가의 눈물과 피와 땀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나는 나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의 자유를 위하여 나의 자유를 희생하며 아껴 놓아야 할까요. 

자유에도 나이가 있을까요. 젊은이들의 자유와 어른들의 자유, 냄새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자유는 그 자체로서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저 하늘을 날고 있는 새들이 자유롭다면, 자자손손 대를 이어 한 곳을 지키는 풀꽃들의 자유는 무엇일까요? 이 양쪽의 자유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만약 나에게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과 땅을 지키는 풀꽃들의 자유 중 어느 쪽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은 까마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