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속에는 흰방울꽃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축축한 나무 그늘 아래에도 햇살이 비취는 날이면 기지개 활짝 켜면서 아아아아~~~ 평화와 사랑의 노래를 불렀겠지요. 조용히 지나가던 산들바람이 음표없는 그네들의 노래소리를 멀리 멀리 전해주었답니다.
몇 년 전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두 사람의 동업자가 있었지요. 한 사람이 다른 이를 죽여서 이곳 숲 속에 내던져 버렸답니다. 타박타박 숲길을 걸어가던 등산객의 눈앞에 갑자기 죽은 사람의 시신이 나타났겠지요. 조용하던 숲속에 경찰들이 찾아오고,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지고.... 흰방울꽃으로 안내하던 분의 낮은 목소리는 떨리기까지 했었습니다. 우리는 그 길목을 지나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 흰 방울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직 사랑과 평화만이 있는 세상은 없을까요? 멀고 먼 피안의 세계일까요? 그 숲 속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흰방울꽃 가족이 살고 있답니다. 꿈꾸며 노래하는 백의민족 그네들의 작은 세상에 하늘과 땅의 평화가 영원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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