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이야기 16 / 탐라풀

풀빛세상 2012. 9. 8. 00:51

 

 

  

 

꽃들은 무엇일까요?

꽃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네들도 생물이요 생명인데, 생명의 언어가 있지 않을까요?

그네들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고 검푸른 하늘 별빛의 그림움이 있을까요?

달큰한 꿀물과 향긋한 향기, 빛 고운 꽃잎,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몸짓은

그네들 나름의 처절한 생존의 경쟁이요,

땅 속에서는 뿌리들이 엉켜 싸우면서 힘겨운 전쟁을 한다지요. 

 

사는 게 다 그런 거지요.

아름다움과 건강한 겉모습이 경쟁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알고 보면 선택할 권리와 선택받음의 특권이란

적자생존에 더 유리한 후손을 남기기 위한 본능이라고 한다지요.

말 못하는 꽃들이나 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나... 다 그렇고 그런거지요.

 

탐라풀, 참 작은 순백의 꽃을 찾아 만났습니다.

그 순간 잠시나마 마음도 정신도 맑아지는 듯 했습니다.

꽃은 곧 나요, 나는 곧 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세상살이 아무리 팍팍해도 순백의 작은 꽃송이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이것이 하늘의 뜻이려니 이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