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64 / 피뿌리풀

풀빛세상 2015. 5. 22. 14:02




올해도 피뿌리풀을 찾아갔습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느 오름 어느 지점에 피었더라는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아는 자들은 아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모르는 자들은 아는 자들을 시샘하면서 

우리는 각자 봄날의 순례행진을 시작하게 됩니다. 

어깨 위에는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손에는 삼각대를 들었습니다 

그 높은 곳을 향하여 타박타박 오르다보면  

숨은 헉헉 다리는 팍팍, 가끔씩은 쉬었다 가야할 때도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으로 수난을 당하는 꽃이지요 

꽃들을 찾아 찍다보면 가끔씩 

옛날이라는 단어가 

그리움과 아픔과 서러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흔했다던데

옛날에는 오름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던데 

옛날에는 사람들 마음에도 정이 있었다던데  

옛날에는.... 

가난했던 옛날에는 꽃들도 저렇게까지 수난당하지 않았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