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163 / 각시붓꽃

풀빛세상 2015. 5. 22. 13:48




4월 17일 작업하다 


빛이 참 고운 날이었습니다. 

저도 일행들의 안내를 받아 처음 찾아간 곳이지요 

그 숲속에는 각시붓꽃, 꼬마은난초 등등 귀한 자생식물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고 

곳곳에는 아름다운 새우란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무척 깊은 산속이었겠지요 


어느 대기업 소유의 땅이라고 합니다 

숲의 첫 지점에는 이미 건축자재들이 흩어져 쌓여 있었습니다 

어느 날 출입금지 팻말이 나붙고 

쇠철조망이 쳐지는 날이면 

발 없는 그네들은 소멸될 것이요 

우리들은 더 이상 그네들 곁을 찾을 수 없겠지요 


천년 만년 그 자리를 지켜온 

연보라색 각시네 가족들은 너무 순하기만 하여   

머리에 붉은 띠 두르고 와와~ 함성을 지르지도 못하겠지요 

진정 땅의 주인은 누구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옆 가까운 숲은 이미 개발되어 대규모 오락단지로 변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