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들

참 찌질한 행복 그러나 재수 좋은 날

풀빛세상 2013. 12. 20. 19:00

 

 

 

 

 

참 찌질한 행복이라고 제목을 붙여봅니다.

공것으로 생긴 상품권 몇 장에 하루가 행복할 수 있다니요.  

흔히 말하기를 재수 좋은 날이라고 해야겠지요.

아침에 아들놈이 이부자리 속에서 미적거리다가 늦게 일어났지요.

급하게 아침을 챙겨먹였지만 그동안에 버스 시간이 늦어버렸습니다. 

그래, 아빠가 태워줄께. 

 

아들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신용카드와 포인터카드를 내밀어 계산을 하는데, 주유원이, '축하합니다. 오만원권에 당첨되었습니다. 영수증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고 찾아가셔서 상품권을 받아가세요.'  

 

지난 번에는 라면이 당첨되었다고 다섯 개 한 봉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현금당첨이 되었네요. 차를 몰고 다니면서 거의 매주 주유를 해야 하고, 일년이면 거의 사오백만원어치의 기름을 채워넣게 됩니다. 그동안에도 많은 이벤트가 있었지만 아직 당첨된 적이 없었는데, 년말에 저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네요. 그동안 정유회사에 적지 않은 돈을 바쳤으니 작은 것으로라도 보상한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일년동안 험한 세상살이 수고했으니 년말에 도닥거려준다는 하늘의 뜻일까요? 여하튼 기분이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자랑하고 선물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대신 용돈이라도 좀 넉넉히 달라고 떼를 쓰야겠습니다. 년말에 공과금이라든지 처리해야 할 비용은 참 많은 데 벌써 적자통장이 되었거든요. 어차피 아내에게 부족분을 채워달라고 요청해야 하는데, 작은 것으로 인심을 쓰고 큰 것으로 양보를 얻어내야겠습니다. ㅋㅋ 그나 저나 아내도 빠듯하기는 마찬가지일텐데.....

 

사람들은 말합니다. 오늘은 재수 좋은 날이라고요.

그렇지만 이 작은 것에 마음이 붕붕 들뜨기도 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참 찌질한 사람아... ' 혼잣말로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그래서 글의 제목을 '참 찌질한 행복'이라고 붙여보았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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