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들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

풀빛세상 2013. 11. 29. 16:26

 

 

 

 

 

야, 안 춥냐?

창문은 왜 열어났냐?

환기를 시켜야지요. 환기를....

반팔에 양말도 신지 않은 아들은 컴퓨터에 열중하며 대꾸하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속내의, 내복, 티셔트, 조끼 그리고 그 위에 잠바까지 다섯 벌의 옷을 껴입고

그도 춥다고 까스난로를 틀어 몸을 달래고 있는데

아들놈의 저 패기를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옛날 얼음 꽁꽁 얼은 추위에도

벌거숭이 꼬맹이들은 콧물 줄줄 흘리며 즐겁게 놀았지요.

어른들은 혀를 쯧쯧 차면서, 그러나 입으로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저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들 봐라.....

 

 

 

'살아가는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찌질한 행복 그러나 재수 좋은 날   (0) 2013.12.20
작은 놈   (0) 2013.12.05
제주 4.3의 기억   (0) 2013.11.17
어머니   (0) 2013.11.15
김영갑 갤러리  (0) 201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