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81/ 쥐꼬리망초

풀빛세상 2013. 8. 27. 20:03

 

 

  

 

쥐꼬리망초라는 풀꽃이 있습니다.

말을 풀어보면 '쥐꼬리망할풀'이라고 해야 하나요?

너무도 순하고 여린 풀꽃인데 너무 가혹한 이름을 붙여 놓았네요.

흰색은 희귀하기에 귀물로 대접받고 있지만,

쥐꼬리망초라는 이름이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이 항상 해맑게 웃고만 있어 볼 때마다 대견하기만 합니다.

 

한국경제에는 큰 두 도둑이 있습니다.

첫째는 은행이요 두 번째는 부동산입니다.

은행은 부동산을 가지고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부동산은 집 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집은 허술하게 짓고 고층으로 짓게 되는 것입니다.

 

은행과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죄송하지만

초청강사님의 열띤 강의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고

오로지 풀꽃들과만 친구로 지내고 있는 저에게도 불편한 이야기들이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떠나 어디까지나 저의 귀에 들려온 내용들입니다.

 

-은행은 서민들의 은행출입과 창구 이용을 최대한 억제시키려고 하고 있다.  

-은행은 50만원 이하의 잔고를 가진 통장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은행은 예금자에게 이자를 주기 보다는 오히려 현금 보관료를 받고 싶어 한다.

-은행은 소수의 자본가들을 중요 고객으로 여겨 특별대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사님은 사회적 은행(Social bank)을 설립해야 하며,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 은행업(Local Social Banking)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불안한 미래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자구책이라는 뜻이겠지요. 

 

옛날 농경사회에서 가난했던 우리의 선조들을 괴롭힌 것들은 쥐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적 부조리는 무엇일까요? 

반드시 은행과 부동산이라고만 한정 짓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잠시나마 불안한 우리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대안을 찾아보는 하루였습니다.

 

쥐꼬리망초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해맑은 웃음으로 우리를 반겨 맞이하는 풀꽃들 앞에서 잠시라도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