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69 / 참꽃받이

풀빛세상 2013. 5. 27. 18:54

 

 

  

 

식물 이름 중에 접두어로 '참'을 붙인 경우와 '개'를 붙인 경우가 있습니다.

'참'을 붙인 경우는 아름답다, 기준이 된다, 크다, 먹을 수 있다.... 등등의 이유가

'개'를 붙인 경우는 아름답지 않다, 작다, 먹을 수 없다..... 등등의 이유가 있겠지요.

참꽃, 참나물, 참나리, 참다래.....

개꽃, 개망초, 개나리, 개다래....

사람의 기준에서 그렇게 정했겠지만, 때로는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습니다.

 

봄날의 햇살이 따스한 풀밭에는 작은 꽃들이 피어납니다.

또르르 말려 있는 꽃대에서 하나씩 둘씩 피어나는 앙증맞은 꽃마리

땅을 기더라도 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한 송이씩 피우는 꽃받이

상대적으로 꽃이 크고 아름다운 참꽃마리가 있다면,

파르스럼하고 신비로운 색의 참꽃받이도 있습니다.

 

참꽃받이를 담는 그날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그리고 마지막 그날에 인생을 결산해 보면

내 인생에는 '참'이라는 접두어가 붙을까, '개'라는 접두어가 붙을까?

참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개인생이라고 평가받게 될까?

하늘 그분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