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64 / 멍석딸기

풀빛세상 2013. 5. 18. 20:24

 

 

 

 

옛날 옛적 어느 나라의 임금님이 왕실의 화가에게 초상화를 그리게 했지요.

부름받은 화공은 정성을 다해 임금님의 초상화를 그려 올렸으나 사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애꾸눈 임금님의 모습을 그대로 그렸다는 죄목이었지요.

다른 화공이 불려와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 화공도 열심히 그려 올렸는데, 벌이 아니라 큰 상을 받았답니다.

그 화공은 임금님의 옆모습을 그려 애꾸눈을 감추어버렸다지요.

 

멍석딸기의 꽃을 찍어본 분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예쁜 꽃을 찍었는데 이곳 저곳에 널려있는 가시가 작품을 망쳐버리게 됩니다.

얼마나 까다로운 녀석인지요.

인간으로 말하면, 까탈스러운 성깔을 가졌습니다.

이런 저러 요령으로 가시가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지도록 찍어 보았습니다.

 

남의 단점을 가려준다는 것, 인생살이에서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장점만 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항상 남의 못난 모습, 흉허물, 모순점, 약한 모습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송이 꽃을 담듯이, 언제쯤이면 저도 남의 허물이 아니라 숨겨진 아름다움을 먼저 보게 될까요?

하늘의 그분은 내 허물을 아시지만 감추어 주신다고 했는데....

 

여왕의 왕관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꽃 멍석딸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