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56 / 광대수염

풀빛세상 2013. 5. 4. 12:22

 

 

  

 

광대수염이라고 하는 풀꽃이 있습니다. 

이름의 유래를 살피면, 하얀 꽃 아래에 연초록의 뾰족뾰족한 꽃받침들이 보입니다.

이것이 옛날 광대들이 연기할 때 달고 나오는 수염을 닮았다고 해서 광대수염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옛날 광대들과 오늘날 연예인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옛날에는 광대들이 탈을 쓰고 나왔습니다. 진짜 얼굴을 보여 주기 싫어서일까요?

요즘은 성형, 피부관리, 화장 등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본 얼굴을 감추게 됩니다.

이것은 연예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겠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슬픈 마음, 화난 마음, 짜증난 마음, 미운 마음은 다 감추고 항상 웃는 얼굴로 살아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광대로 살고, 광대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나 아닌 나, 나를 잃어버린 나, 본래의 나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나..... 이것을 소외라고 합니다.

나중에는 이런 '나'가 진짜 '나'를 대체해버릴 수도 있겠지요.

이것이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비극일까요?

아니면 역설적 의미에서 희극이라고 해야 할까요?

 

나의 나됨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