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53 / 발에 밟힌 꽃을 보며

풀빛세상 2013. 4. 23. 16:00

 

 

  

 

가끔씩 눈에 밟히는 꽃들이 있습니다.

아름다움과는 멀지만 알싸한 느낌으로 자꾸 뒤돌아 보게 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숲길을 내었는데, 무심코 지나가는 발길에 밟혀

꼬부라지고 뒤틀려졌지만 그래도 용을 쓰면서 일어서려고 합니다.

꽃도 피우고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옛날 옛절에는 병신이라 그랬고요

어느 날에는 불구자라고도 했고요

인권의식이 자리잡으면서 장애자라고 했었지요.

그러다가 어느날부터는 놈 자(者)가 뭐냐며 사람 인(人)으로 고쳐서

장애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지요.

소경이라고 하지 않고 맹인이라고 하다가 요즘은 시각장애인이라고 부르고요

곱추라고 부르지 않고 척추장애인이라고 부르고요

문둥병이라고 하지 않고 한센씨병이라고 하지요.

 

영어권에서도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crippled, disabled, handicaped 등등으로 용어적인 변화들이 있어왔지요.

 

장애란 '막힐 장'(障)에 '거리낄 애'(碍)를 사용했으니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막힌 것이 있어서 넘어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막힌 것을 제거해 주면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사회에 통합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은 육신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육신이든 마음이든 막힌 것이 있으면 풀어주어야 하겠지요.

풀빛세상에서는 모두들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발에 밟혀도 용을 쓰며 일어서는 저 풀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