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55 / 벼룩나물

풀빛세상 2013. 4. 29. 19:58

 

 

 

 

 

 

 

     벼룩도 낯짝이 있다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    

     뛰어도 벼룩이지

     벼룩 부랄만 하다

     벼룩과 관련된 속담 몇 가지를 찾아 보았습니다.

 

     들판에 가면 작고 작은 풀꽃들이 숨은 듯 곱게 피어 있습니다.

     그들 중에 벼룩나물, 벼룩이자리, 큰벼룩아재비와 같은 꽃들도 있습니다.

     벼룩나물: 나물은 나물이지만 먹을 것이 없습니다.

     벼룩이자리: 벼룩 한 마리가 앉아서 쉴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큰벼룩아재비: 아재비라는 말이 붙었으니 비슷한 모습이로되 다르다는 뜻입니다.

 

     땅에 붙어 자라면서도 만세를 부르는 그네들의 모습에 크크 웃음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들여다보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요.....

     이 작은 꽃을 찍기 위해서 엎드리다 보니,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커다란 사진기에 길쭉한 접사렌즈를 물리고,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서 삼각대까지 물렸습니다.

     그뿐 아니라 카메라의 아주 미세한 떨림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유선 리모컨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콧김 정도의 약한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꽃대가 흔들흔들 정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 장 두 장의 사진을 찍다 보면 온 몸은 땀 투성이가 되고,

     한참을 씨름하다가 일어서면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은 하늘이 되어 어질어질 한동안 비틀거리게 됩니다.

     이런 정성이 이 작은 꽃 사진에 깃들어 있다고 누가 알아 주기나 할까요?

     그래도 이 작은 꽃을 이쁘게 담았다는 뿌듯함으로 즐거움을 누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