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풀꽃이야기 154 / 큰구슬붕이

풀빛세상 2013. 4. 9. 18:25

 

 

  

 

날씨 좋은 날 무덤가를 찾아가면 참 많은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꼬부라져 도무지 허리를 펼 줄 모르는 할미꽃

맑은 노랑의 꽃을 피우며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양지꽃들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을 솜방망이꽃

찬찬히 살펴보면 구슬붕이꽃들도 어딘가에서 해맑은 얼굴을 빼꼼 내밀고요

그리고 항상 그곳에 살면서도 있는 듯 없는 듯 도드라질 줄 모르는 꿩의 사초들이 있었습니다.

 

구슬붕이, 이름이 참 이쁘지요.  

구슬은 알 것 같은데, 붕이는 무슨 뜻을 가지고 있을까요?

간단하게 검색해 보니 '무너져 부수어짐'이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구슬붕이는 구슬이 부수어진 모습을 뜻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확한 뜻과 유래는 알 수 없습니다만, 영롱한 구슬은 쪼개면 이런 모습과 색감이 나올까요?

 

구슬붕이는 용담과에 속하며 키가 작기 때문에 소용담이라고도 부른다지요.

구슬붕이에도 종류가 여럿 있습니다.

잔디밭의 바닥을 기어다니며 피는 옥빛이 고운 구슬붕이가 있고,

구슬붕이와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봄구슬붕이가 있고,

상대적으로 키가 큰 편에 속하지만 손가락 두어 마디에도 미치지 못하는 큰구슬붕이도 있고,

한라산 높은 곳에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비슷한 모습의 흰그늘용담이 있습니다.

 

집 가까운 곳 무덤에서 큰 구슬붕이를 만났습니다.

누구를 위한 꽃다발일까요?

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그분에게 드려질 꽃다발일까요?

가끔씩 붕붕거리며 찾아오는 벌과 나비들을 반겨맞이하는 꽃다발일까요?

이 꽃을 찾아 아름답다 곱다라며 감탄하는 나그네들을 환영하는 꽃다발일까요?

 

햇살 맑은 풀빛세상에는 많은 봄의 꽃들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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