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야기

복수초

풀빛세상 2013. 3. 26. 14:30

 

 

 

  

 

초록의 치마에 노란색 저고리....

어떤 분이 이런 표현을 올렸기에 아~ 하면서 감탄사를 내뱉었지요.

웹상에 사진을 올렸을 때 가끔씩 기발하고도 참신한 댓글이 달릴 때는 무척 기분이 좋아집니다. 

 

복수초, 복이라는 글자와 황금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복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의미에서 복이란 무엇일까요?

복(福)이라는 글자는 제단(示)과 그 곁에 향불을 피워놓은 향로를 형상화한 상형문자, 즉 하늘을 향해서 제사드리는 모습이지요. 옛 선인들에게 있어서 복이란 하늘을 향하여 정성을 바치는 것이요, 그렇게 할 때 하늘이 인간 세상에 때를 따라 적절하게 태양 빛과 구름과 바람과 비와 같은 선물을 내려주어 곡식을 자라게 하며,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주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지만 물질이 정신을 억눌러버리는 현대인들은 하늘 그분의 고마움을 깨닫지 못하고, 황금 그 자체가 복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복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복이란 무엇일까요? 

요즘 들어서 '웰 비잉'(Well-being)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웰 비잉'(Well-being)'이란 건강하게 잘 산다는 뜻이요,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렇지만 '나'의 웰 비잉(Well-being)이 '너'에 대한 착취로 변질될 때가 있습니다.

웰 비잉(Well-being) 그 무지막지한 탐욕에 산과 들과 그 속에 있는 온갖 짐승들과 초목들이 짓밟히며 신음하게 된다면, 부익부 빈익빈의 고착화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웰 비잉(Well-being)이 아니겠지요.

삶의 질이라는 고상한 말은 '나와 너'라는 관계성 속에서 재검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를 버리지 않고, '너'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삶의 질은 진정한 의미에서 웰 비잉(Well-being)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싶습니다.

 

요즘은 웰 다잉(Well-dying)에 관심 갖게 됩니다.

웰 다잉이라는 말은 인간적인 존엄성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뜻이겠지요.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죽지 못하고 질긴 목숨만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그분들은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복이다.'

여기에서 시작된 말이기는 하지만, 좀 더 인간적으로 생각해 볼 때, 웰 비잉으로 살다가, 웰 다잉으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이 말 속에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이 숨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야 할 인간의 길이라면, 나와 너의 행복이 충돌하지 아니하고 화합할 수 있는 그 소박함의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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