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41 /

풀빛세상 2013. 3. 29. 22:19

 

 

 

  

 

누가 그랬을까요?

싱싱한 꽃 한 송이를 똑 따서 물 위에 띄워 놓았습니다.

 

전화상으로 급한 연락을 받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당황스러움에서 충격으로, 충격에서 분노로 바뀌는 것 같았습니다.

직원 중 한 명이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입니다.

아니, 며칠 후에 결혼할 아가씨가, 결혼 날자 잡아 놓고 이게 무슨 짓이냐!

죽은 자를 앞에 놓고 분노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게 무슨 짓이냐,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라는 너무도 강하고 절박한 안타까움 때문이겠지요.

마음이 너무 착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그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가? 그래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마음도 착하지, 집안도 괜찮지. 남자 직원들은 그 애를 천사표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푸념을 늘어놓는 아내의 마음은 무척 답답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남의 목숨을 빼앗은 것을 살인이라고 하며 엄중하게 다스립니다.

자기 목숨 스스로 빼앗은 것은 죄가 없을까요?

내 인생 내 것이요, 내 목숨 내 것인데.... 너무도 철없고 오만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기 목숨 스스로 빼앗는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로 보아야겠지요.

왜냐고요? 목숨은 누가 주었을까요?

스스로 만든 목숨이 아니라면, 자신이 자기 목숨의 주인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첫째는 어버이가 주신 목숨이요,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창조주 그분이 주신 것이겠지요. 내 목숨 내가 주인이 아닌데, 그것을 함부로 했다면 죄를 지은 것이 되겠지요. 그것도 엄중한 죄,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를 범한 것이겠지요.

 

목숨은 참 소중한 것입니다.

누가 그랬을까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저 아름답고도 서러운 꽃 한 송이.

살아서 서러웠던 목숨인데 죽어서는 편안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