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39 / 멀구슬나무

풀빛세상 2013. 2. 16. 15:59

 

 

 

 

 

따르르릉~~~ 따르르릉~~~

여보세요.

아들아, 잘 있냐? 밥은 잘 묵고, 몸은 어떻노....

아흔이 넘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 옵니다.

엄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어머니는 어때요.

그래, 나는 괜찮다. 니만 괜찮으면 된다.

아들도 반백의 중늙은이로 변해가지만, 고향의 어머니는 여전히 아들 걱정이 가득합니다.

 

어머니, 멀구슬 나무에 씨앗이 조롱조롱 달렸네요.

풍성했던 꽃도 무성했던 잎도 다 사라졌지만, 나무는 구슬을 매달고 즐거워 합니다.

저 많은 씨앗들 중에 한 톨이라도 뿌리 내려 자랄 수 있다면 나무는 더욱 행복하다고 하겠지요.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세상 먼저 떠난 큰아들의 아들의 아들까지 보았고,

작은 아들의 아들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이제 하늘에서 부르는 그날까지 마음 편하게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Therefore we do not lose heart.

Though outwardly we are wasting away,

yet inwardly we are being renewed day by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