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42 / 夜花

풀빛세상 2013. 4. 1. 01:27

 

 

 

 

  

 

야화(夜花) 밤에 피는 꽃이라는 뜻이겠지요.

먼 옛날, 벌써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까까중머리의 아이는 밤이면 밤마다 일기장을 앞에 놓고 빽빽하게 글을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슬프고도 서러웠던 어린 날의 감성이었을까요?

얼룩진 회색빛의 노트 표지에는 커다란 글씨로 야화(夜花)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야화(夜花), 밤에 피는 꽃, 막막한 칠흑의 하늘에 새하얀 꽃송이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정말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야 약속을 지킨 것 같으네요.

밤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하얀 꽃송이들을 찍었습니다.

탐미주의라고 해야 하나요? 극단의 아름다움은 결코 건강할 수 없다고 했다지요.

밤 하늘, 너울 너울 피어나는 하얀 꽃들,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초승달....

소년은 성장통을 앓고 있었던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