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8 / 꽃섬

풀빛세상 2013. 2. 25. 16:32

 

 

  

 

남쪽 저 먼바다에 슬픔은 모두 잊을 수 있다는 망각과 환상의 섬, 신비의 꽃섬이 있습니다. 

........... 세 여인이 그 섬을 찾아 길을 가고 있습니다.........

........... 서로를 도닥이면서............

그곳에 가면 과연 모든 슬픔을 잊을 수 있을까요?

슬픔이 떠나 간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2001년 개봉된 영화 꽃섬의 제목과 짧은 줄거리였습니다.

 

슬픔이라는 것이 전두엽 후두엽 어디쯤에 있는 뇌의 한 부분일까요?

그것만 슬쩍 베어내면 슬픔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까요?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 꼭 껴안아 주면 슬며시 녹아 없어지는 심장 곁의 그 무엇일까요?

슬픔많은 이 세상도..... 이 땅의 어머니들이 즐겨 불렀던 찬송가의 한 부분입니다.

부처님의 자비도 슬픔에서 시작한다지요.

정호승 시인은 슬픔이 기쁨에게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습니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후 어느 날 손바닥보다 더 작은 꽃섬을 보았습니다.

살아온 삶의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는 망각과 환상의 섬 꽃섬,  

그런데 왜 슬픔은 사라지지 않고 아직까지 끈적 끈적거리고 있을까요?

슬픔 슬픔 슬픔... 지울 수 없는 슬픔들일지라도 꼭 껴안고 가노라면

희망이라고 하는 작은 꽃 한 송이 소리 없이 피어날까요?

 

Blessed are those who mourn, for they will be comforted.
(Matt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