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5 / 설중동백

풀빛세상 2013. 2. 20. 22:08

 

 

 

  

 

설중동백, 붉음이 더욱 도드라져 보입니다.

뭔가 모르지만, 가슴 속에 뭉클함이 느껴집니다. 아리는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음은 어리고 상처가 많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젊음, 청춘이라는 단어가 몹시도 낯설었지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 사치롭게 느껴졌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무척 부담을 느끼기도 했었지요.

 

아내는 가끔씩 친한 친구들과 언니들로부터 들었다던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아내)만은 혼자서(독신으로) 잘 살 줄 알았다.....

 

옆자리에 누워 잠들어 있는 아내를 보면서 낯설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 여인이 내 아내가 되었을까?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사람들은  말합니다.

상처는 해소시키고 치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그렇지만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상처도 삶의 에너지원이 될 수 없을까? 이글이글 불타는 용암이 솟구쳐 나오듯이, 속에 짓눌려 있는 속붉음이 겉붉음으로 터져 나올 수는 없을까?

 

붉음이라는 단어가 서럽게 느껴졌던 시절도 지나고, 이제는 삶의 언어들이 담담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랑이란 살다와 연결되고,

Love는 live와 연결될 수 있을까요?

사랑하면 살게 되고, 살다보면 사랑하게 되고.....

시인들은 붉은 동백을 보면서 피토하는 언어들을 내쏟게 되겠지요.

왠지 그네들의 그 언어들이 과장과 가식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설중동백을 보면서 마음 속에는 아릿 아릿 아릿한 울렁임이 일어나는 걸까요? 

이것을 인생의 멀미라고 해야 하나요?

 

 I am a rose of Sharon, a lily of the valleys.
 Like a lily among thorns  is my darling among the maidens.

-아가서 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