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3 / 변산바람꽃

풀빛세상 2013. 2. 11. 21:13

 

 

  

 

변산바람꽃을 찾아 만났습니다. 꽃쟁이들은 변산아씨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오늘 나는 변산 아씨를 만나고 왔어.

엊그제 높은 지대에는 눈이 내렸기에 혹시 설중복수초라도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했었지만 눈들은 거의 녹아버렸고, 드문드문 그늘진 곳에 약간의 눈 흔적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햇살 따스한 곳에서 변산 아씨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세상을 향해서 다소곳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작은 꽃송이들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에 눈이 부셨습니다. 도란거리는 그네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릴 듯 합니다. 그렇지만 무슨 말들을 종알종알거리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가끔씩은 꽃대를 빳빳하게 들고 하늘을 향하여 뭐라고 외치는 꽃들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나 여기 있소라고 외치는 걸까요?

이 작은 꽃의 당당함, 콩알만한 것이 ...

이렇게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작은 꽃의 당당함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생명의 환희가 느껴집니다.

이 작은 꽃들과 눈맞춤을 하고 일어서면 허리가 아픕니다.

그렇지만 만남의 기쁨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어서....

하늘 그분도 우리들을 이렇게 반겨 맞이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