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4 / 세복수초

풀빛세상 2013. 2. 11. 22:28

 

 

 

 

여보, 너무 지출이 많은 거 아니야? 부담되지 않아?

괜찮아요. 일년에 한 번 애들에게 용돈 주는 날인데.

한 줄 두 줄 죽 늘어서 차례를 기다려 넙죽 넙죽 큰절을 하고 일어서는 애들에게 빠짐없이 시퍼런 양배추 지폐 한 장씩이 주어집니다. 할머니를 비롯하여 삼촌 이모들이 각각 내미는 돈들을 거두어 들이는 애들의 얼굴에는 이미 부자가 된 듯한 미소가 번져 나지요.

옛날이나 요즘이나 애들의 관심은 세뱃돈에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옛날 부모들 세대에는 각각의 집에서 자녀들안 평균 4,5명 이상이었기에, 한 집안 모이게 되면 전체 5,60명은 너끈했었지요. 어른들만 2,30명이요, 애들만 집합시키더라도 3,40명은 충분했었지요. 이때에는 세뱃돈이라고 해야 얼마씩 줄 수 없었지만, 요즘은 각 가정에서 많아서 2명이요 그렇지 않으면 1명의 아들딸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조카들이 모두 모였으니 한 10여명쯤 되는 것 같습니다.

 

설날 연휴 마지막 날 내달려간 산중에서 복수초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었습니다.

비록 설중복수초는 아니었지만 복(福)과 수(壽)를 상징하는 겨울의 꽃 복수초는 그 자체로서 기쁨이요 행복이었습니다.

복(福)이란 무엇일까요?

글자를 풀어보면, 제물을 차려놓은 제단(示) 곁에 향불을 밝혀 놓은 모양입니다.

즉 복이란 하늘을 잘 섬긴다는 뜻이요, 하늘을 성심껏 잘 섬겨 그 정성이 하늘에 닿으면 하늘이 복을 내려주신다는 뜻이겠지요. 

결국 복이란 하늘에서 내려 주는 것을 땅에서 누리며 산다는 뜻으로 풀어봅니다.

 

모두 모두 새해에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하늘 잘 섬겨서 건강하고 행복하고 마음의 소원들이 이루어지시기를 빌어봅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복수초는 세복수초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