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의 이야기

풍경 속의 이야기 39 / 파도

풀빛세상 2013. 2. 12. 12:21

 

 

   

 

파도를 찍어 보았습니다.

맺힌 것, 응어리진 것, 속상한 것들이 모두 모두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사흘 간의 설연휴가 지나가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간의 들뜬 분위기, 이제는 차분게 마음을 정돈하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야겠지요.

생활전선(生活戰線)이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터로 뛰어 들어 싸워야 한다는 뜻이요, 생존한다는 것 자체가 전쟁입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종족을 번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싸우고 또 싸워야 합니다.  이것은 생명있는 모든 것들이 감당해야 할 운명이요 숙명입니다.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짐승들도, 그리고 방긋방긋 웃고 있는 꽃들 역시 겉으로 웃고 속으로는 끙끙 앓으면서 힘겨루기를 해야 합니다. 생명있는 모든 것들은 싸우면서 성장하고, 성장을 통해서 번식하고, 번식이 끝나면 사멸해야 합니다.

 

 

평화를 외치지만 완전한 평화도, 영구한 평화도, 세상 어디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평화를 외친다는 자체가 이미 그 속에는 평화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평화없는 세상에 평화를, 그 평화를 얻기 위해서, 잠시 누릴 수 있는 그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모순이 피할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힘있는 자는 힘으로 싸우고, 힘없는 자는 굴종의 미덕으로 싸워야 합니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울분도 다스려야 합니다.

헛발 내디디면 빠져들 수도 있는 수렁과 함정들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비틀거리는 현실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약한 소리를 해서도 안 되겠지요.  

긍정의 신화, 나도 할 수 있다는 외침, 거울 보면서 크게 웃으며 시작하는 하루, 이 모든 것들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생존의 전략이겠지요.

 

  

우린 다 그렇게 살아왔고, 적어도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습니다.  

마음 속에는 많은 상처와 상처의 흔적들이 남았습니다.

묵은 상처들이 곰삭게 되면 노인네들의 얼굴에 깊은 골을 남기는 고운 주름살이 될까요?

돌아보면 이 모든 세상과 세월도 관점에 따라서는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치열함 그 속에서도 여유로운 마음, 넉넉한 웃음, 따스한 손, 맑은 눈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살만하다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파도를 찍어 보았습니다.

맺힌 것, 응어리진 것, 속상한 것들이 모두 모두 풀리고, 시원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를 소원하며 빌어봅니다. 혹시라도 마음 다스리기 힘든 날, 주저앉을 것만 같을 날에는 바닷가로 달려가서 저 파도를 벗하며 잠시라도 시간을 내던져 보십시오. 파도의 철석거림과 바람의 웅웅거림이 응어리는 풀어내고, 상처들은 어루만져 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