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1 /자금우

풀빛세상 2013. 1. 26. 23:06

 

 

 

 

 

제주도에는 처음 와 봅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오지 못하고, 저희들은 하와이에 다녀왔습니다.

모두들 와~ 짧은 탄성과 함께 부러운 시선들이었지요.

.... 그런데 저희들은 부곡하와이에 다녀왔습니다. 

부곡하와이에서 온천욕을 하고 하룻밤을 보낸 것이 저희들의 신혼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제주도 간다고 하니 아내가 다음에는 꼭 자기도 데리고 가 달라고 하였습니다.  

가난했지만 밝고 씩씩하게 살아온 그네들의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에는 꼭 사모님과 함께 오세요....

 

그네들과 함께 제주 오름의 숲길을 타박거리며 걸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잠들어버리고, 시리고 찬 바람에 나무의 열매들마저 시들어버린 계절이 되면 한 뼘 키높이의 자금우는 바알간 열매를 매달게 됩니다.

춤추는 숲 속의 꼬마 요정들처럼요.

허리를 낮추고, 카메라를 땅바닥에 붙이고, 숨 죽이며 그네들과 눈맞춤을 해 봅니다.

참 사랑스럽지요. 이것을 자금우라고 해요.

해마다 겨울이 되면 꽃보다 아름다운 이 작은 열매들을 만날 생각으로 마음을 설레게 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