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짧은 이야기

짧은 이야기 32 / 수선화

풀빛세상 2013. 1. 26. 23:44

 

 

 

  

 

참 옛날 이야기이지요.

먼 시골에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처녀가 살았답니다.

갸름한 얼굴, 새하얀 피부, 주욱 그은 후 약간 꼬부린 눈섭, 오똑한 코...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어 월하미인이요 매화여인이었지요.

그 당시 나라의 최고 미녀와 견줄 수 있다고도 했었지요.
무척이나 가난했던 그 시절, 하늘과 땅이 시샘을 했을까요?

희랍 신화의 나르키소스는 수선화로 꽃 피어날 수 있었습니다만....

그렇게라도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생각하면 할수록 소년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전설 속의 이야기 한 토막이었습니다.

한스러움이 승화하면 수선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게 될까요?

해마다 수선화 꽃 피는 계절이면 하얀 그림자 하나가 들판을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종류의 수선화가 있겠지만

한국에는 두 종류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노란 금잔이 있는 것을 금잔옥대라고 하며 거문도에 자생합니다.

하얀 처녀애의 목에 노란 스카프를 두른 것처럼 수수하게 보이는 것을 제주수선화라고 하며,

유배지의 추사 김정희 선생 마음을 다독거려 주었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는 12월부터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