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월 24일, 청미래덩굴의 시든 덩굴손에 빗방울이 맺혔습니다. 무척 어색하기는 하지만 '봄이 오는 소리'라고 제목을 정해봅니다. 차라리 봄소식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할까요? 그 외 적절한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네요. 육지에서는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는데, 같은 나라 다른 세상인지 남쪽 나라에서는 성급한 봄꽃들의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가끔씩은 겨울비가 토닥토닥 창문을 두드리면서 이제 봄이 가까우니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하는 듯 합니다. 겨울에 내리니 겨울비라고 해야겠지요. 추적추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음울한 거리의 풍경이 연상됩니다. 이런 날 창밖을 내다보면서 하얀 김이 솔솔거리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청미래덩굴에 맺혀있는 빗방울 하나는 단순한 빗물이 아니라, 길고 긴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면서 땅속에 잠들어 있는 뿌리들을 일깨우는 빗물이겠지요. 아직 몇 차례 추위는 더 몰려오겠지만 슬금슬금 밀고 오는 봄소식을 가로막을 수는 없겠지요.
청미래 덩굴손에 머물러 있는 빗방울 하나, 작은 흔들림에도 톡 떨어질 듯 불안하기만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정적에서 봄의 소식과 새싹들의 두런거림과 봄꽃들의 소란스러움을 전해듣게 됩니다. 이제 봄이 멀지 않았네요. 새들의 지저귐도 들려올 듯 합니다. 시린 손 비비면서 조금만 더 참으며 기다리면 될 것 같아요. 작은 빗방울 하나에서 들려오는 봄의 소리는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인생길 어렵고 힘들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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